지난 금요일 (제 실수로) rMBP 디스플레이 모서리가 망가지는 사고가 생겼습니다.
아래 화면처럼 이미 결과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
다행히(?) 가장자리라 이걸 그냥 쓸까 교체를 할까 고민이 시작되었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고민과 검색을 거듭하다가 생계를 위한 머신이니 교체를 하자란 생각에 ifixit에 들러 자가 수리가 어려울까 분해기(ifixit.com)를 리뷰하기 시작.
결과적으로 디스플레이만 교체는 어렵고 상판 모두를 교체해야한다는 식의 댓글이 있었고 더욱이 상판교체도 난이도가 높다고 합니다..
워런티는 이미 끝난 상황이니 센터는 너무 비쌀거란 가정하에 사설 업체를 알아보기 시작!
애플 사설업체 참 많네요… 대부분이 홍대와 강남쪽에 몰려있었고 의외로 판교쪽은 별로 없더군요.
제 요구사항은
- 수리기간이 되도록 길지 않았으면 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가 직접 들고 가서 들고오고 싶다.
- 제 맥북프로가 LG에서 만든 모듈이었고 백화현상(Burn in)이 있었던지라 교체하더라도 백화현상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
- 교체 후 바로 문제는 생기지 않을테니 사후 처리가 되고 믿을만한 곳이면 좋겠다.
여서 수리 후기를 검색해보는데 대부분 네이버 블로그.. 네.. 짜고치는 고스톱이 워낙에 많다보니 사실이 뭔지 헷갈리는 지경이 이르렀습니다.
결국 내가 직접 교체를 해볼까 싶어 ebay에서 디스플레이 모듈을 검색하기 시작.
200~300달러 정도의 가격에 LG/Samsung 나눠서 판매하는 판매자도 있었습니다. (검색결과)
주의해야 할 점은 스크래치가 있는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제품 상세를 잘 읽어보셔야 합니다. 더불어 모델명도 더블 체크하셔야 하구요.
하지만…
결국은 사설에 맡기기로 하고 판교 인근 업체를 시작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전화한 곳에서는 좀 어이없는 문답이 오고 갔는데 기억을 더듬어 정리해보면,
Q: 2013 rMBP 15인치 모델인데 디스플레이가 망가져서 수리 의뢰를 하고자 한다.
A: 수리된다. 어떻게 망가졌나?
Q: 화면이 상판과 하판 사이에 놓여있던 이물질에 눌려서 깨졌다. 외형적인 충격은 아니다.
A: 그렇다면 디스플레이만 교체수리가 가능하다. 상판교체는 비싸니 디스플레이만 교체하는 걸로 진행하자.
Q: 상판교체와 가격차이가 심하나?
A: 디스플레이만 교체하면 40~45만원. 상판 전체 교체 시 55~60만원이다.
Q: 그럼 디스플레이는 어디 제조사건지 알 수 있나?
A: 애플에서 만든거다.
Q: 응? 삼성이나 LG가 아니고 애플에서 만든 디스플레이?
A: 그렇다. 우리는 정품만 쓴다. 애플에서 만든거다.
Q: 그럼 그 모듈은 어디서 가져오나?
A: 중국에서 가져온다. 애플 제품의 공장이 중국에 있다. 거기서 만든 모듈이다.
Q: 수리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A: 재고가 있는지 알아봐야하는데.. 평균 3일 정도 걸린다.
Q: 재고가 있으면 바로 수리가 가능한가?
A: 재고가 있어도 3일 걸린다고 생각해라.
Q: 나중에 전화하겠다.
문답 내용 중에 볼드체로 적힌 글에서 이 업체는 아니다라는 결론을 얻게 되었는데 이유는,
- 디스플레이만 교체는 어느 곳에서도 권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한다. 업체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만 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ebay에서 파는 모듈 중에서도 디스플레이 모듈만 파는 곳은 없었습니다.
- 맥북 유저나 관심 있는 분들은 알겠지만 디스플레이는 애플이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삼성과 LG가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납품 업체이며 비교적 삼성 모듈이 문제가 없는 편이라 선호도가 높다고 합니다. ebay 에서도 삼성 모듈 가격이 조금 더 비쌌습니다.
- 수리기간.. 결과적으로 내가 수리한 곳에서는 다행히 모듈 재고가 있어서 30분만에 수리가 끝났다. 재고가 있어도 3일이나 걸린다는 것에 대한 찜찜함은 지울 수가 없었네요.. 다른 부품에 장난질 하는 곳이 있다던데 의심이 들더군요.
두 번째로 연락한 곳은 전국 각지에 수리점이 있는데 맥북은 홍대/선릉에 전문 엔지니어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당일 수리를 원하면 홍대나 선릉으로 전화예약을 하고 재고 확인을 하고 가면 할 수 있다고 안내가 되어 있었지만 혹시나해서 서현점에 연락해봤습니다.
자신은 맥북은 모른다며 담당 엔지니어에게 연락을 드리라고 하겠다고 하였고 몇 분 지나 연락이 왔습니다.
제품명과 문제점을 알려주니 마침 재고가 있지만 원하는 삼성 모듈이 아니라 LG 모듈이라고 했습니다.
백화현상에 대해서 말을 꺼내니 아마 문제없을거고 90일 안에 문제가 생기면 무상교체가 되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해서 선릉으로 가면 되냐고 했더니
선릉 맥북 엔지니어의 스케쥴이 가능하니 서현점에서 기다리라는 안내를 듣고 서현점으로 이동했습니다.
가격은 최종적으로 현금가 60만원. 카드가 66만원이었습니다.
내가 직접 하면 반값인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와이프 말대로 공임도 생각해야지! 란 말에 깨갱했네요.. 이것도 기술인데…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제가 보는 앞에서 작업을 해주셨고 가져오신 모듈도 벌크인 것 같기는 했지만 확인을 시켜주셨습니다.
교체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고 ifixit 에서 난이도가 높다고 했던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교체가 끝나고 확인해보라고 하시며 90일 이내에는 사용자 잘못이 아니면 무상교체가 되니 문제가 있으면 꼭 연락 달라더군요.
아래는 교체 후 화면입니다. 제 눈에는 백화현상이 사라져서인지 더 깨끗하게 보이네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업체도 후기 장난질을 좀 해서 걱정을 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결론입니다.
- 사설업체에 의뢰하실 때는 제가 확인한 것처럼 믿을만한 곳인지 꼭 체크하세요. 주변 분에게 추천받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ifixit에서 어렵다고 한 건 어려운 것 맞습니다… 괜히 도전했다가 사설 업체에서 제시하는 수리비 넘기는 경우가 많다네요..
- 주변에 관련 제품을 오래 쓴 분에게 꼭 물어보세요. 애플에서 만든 디스플레이라고 덜컥 믿고 맡겼다가는 당하는 수가 있습니다.
- 실제로 다른 멀쩡한 부품에 장난질하는 업체가 있다네요. 조심하셔야 합니다. 되도록 바로 되는 곳에 맡기세요.
끝.